산업 현장에서는 다양한 기계와 중장비가 동시에 가동되며, 기어 오일, 유압유, 엔진 오일과 같은 윤활유는 설비 운영에 필수적인 요소다. 각 윤활 지점은 하중, 회전 속도, 사용 환경 등 조건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이에 맞는 적절한 오일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계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한 첫 단계는 설비 특성과 운전 조건에 맞는 오일을 선택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설비가 가동되면서 오일은 점차 열화된다. 초기에는 적합한 오일을 사용했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본래의 성능과 특성을 유지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적절한 시점에 오일을 교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오일은 어떤 과정을 통해 열화되는지, 그리고 그 정도는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
많은 현장에서는 운전 시간이나 주행 거리를 기준으로 오일 교체 시점을 정한다. 그러나 오일 분석을 활용하면 보다 정확하고 합리적인 교체 시점을 판단할 수 있다.
본 아티클은 Part 1과 Part 2로 구성되어 있으며, 다음과 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윤활 관리에서 중요한 오일 파라미터는 무엇인가
설비 운전 중 오일의 특성은 왜 변화하는가
오일 열화를 평가하는 데 효과적인 분석 방법은 무엇인가
이를 통해 윤활 관리의 기본 개념과, 설비 신뢰성 확보를 위한 오일 분석의 역할을 보다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윤활 관리에서의 오일 파라미터
점도(Viscosity)
오일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단연 점도다. 흔히 ‘오일 번호’라고 불리는 점도 등급은 오일의 묽고 되직한 정도를 나타낸다.
예를 들어 ‘150번 오일’은 ISO 점도 등급 150을 의미한다.
기어 오일, 유압유, 엔진 오일은 모두 점도에 따라 분류되며, 설비 사양서에는 각 윤활 지점에 요구되는 점도 등급이 명시되어 있다.
그렇다면 점도 등급이 맞지 않을 경우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 또 점도는 윤활 성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점도란 오일의 ‘흐름에 대한 저항’, 즉 얼마나 끈적한지를 의미한다. 점도 숫자가 높을수록 오일은 더 되직하고, 낮을수록 묽고 잘 흐른다.
점도는 일반적으로 센티스토크(cSt) 단위로 측정되며, 경우에 따라 mm²/s로도 표현된다. 엄밀히 말하면 이는 동점도(kinematic viscosity)를 의미하지만, 현장에서는 통상적으로 ‘점도’라는 표현으로 사용된다.
두 단위는 동일하며, 1 cSt는 1 mm²/s와 같다.
점도 등급에는 대표적으로 ISO 점도 등급과 SAE 점도 등급이 있다.
ISO 점도 등급은 기어 오일과 유압유 등 산업용 오일에 주로 사용되며, 40°C에서 측정한 점도를 기준으로 한다.
예를 들어 ISO VG 150 오일은 40°C에서 약 150 cSt의 점도를 가진다.
40°C를 기준으로 점도를 정의하는 이유는 온도 변화에 따라 오일의 점도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ISO VG 220 기어 오일은 40°C에서 약 220 cSt의 점도를 가지지만, 100°C에서는 약 20 cSt 수준까지 감소한다.
온도가 상승할수록 점도가 급격히 낮아지기 때문에, 점도 값과 함께 측정 온도를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현상은 일상생활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가열하면, 온도가 올라갈수록 오일이 묽어지며 팬 전체로 빠르게 퍼진다. 이는 온도 상승에 따라 점도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점도가 중요한 이유는 하중 지지 능력과 유동 저항 사이의 균형에 있다.
일반적으로 점도가 높은 오일은 높은 하중에서도 충분한 윤활막을 형성할 수 있지만, 내부 저항이 커져 열 발생과 에너지 손실이 증가할 수 있다.
특히 고속 회전 장비에서는 과도한 점도가 오히려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일반적인 기준은 다음과 같다.
고하중·저속 장비에는 고점도 오일
저하중·고속 장비에는 저점도 오일
오일이 열화되어 점도가 변하면 적절한 윤활막을 유지하지 못하거나, 과도한 마찰열이 발생해 설비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첨가제(Additives)
시중에 판매되는 오일의 주성분은 광유나 합성유와 같은 기유이지만, 성능과 보호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첨가제가 함께 배합된다.
대표적인 첨가제는 다음과 같다.
국부적인 고압 조건에서 소착과 마모를 방지하는 극압(EP) 첨가제
온도 변화에 따른 점도 변화를 완화하는 점도지수개선제
오일과 물의 유화 생성을 억제하는 유화 방지제
첨가제 종류와 함량이 많을수록 오일 가격은 높아지지만, 가혹한 운전 조건에서도 더 안정적인 성능을 제공한다.
다만 사용자가 어떤 첨가제가 얼마나 필요한지를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오일은 점도와 별도로 성능 등급으로 분류된다.
예를 들어 디젤 엔진 오일에는 CF-4, CK-4와 같은 등급이 사용된다. 이러한 등급은 첨가제 구성과 성능 기준을 포함한 일정한 품질 수준을 의미한다.
등급 체계는 CA에서 시작해 CB, CC, CD, CE, CF-4, CI-4, CK-4 순으로 이어지며, 알파벳이 뒤로 갈수록 요구 성능 수준이 높아진다.
따라서 CF-4 등급이 요구되는 경우, CF-4 이상 등급의 오일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문제되지 않는다.
이처럼 점도와 등급을 확인하면 설비에 적합한 오일을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산업용 오일도 사용 중 점차 성능이 저하된다. 그렇다면 이러한 변화는 어떤 원인에서 발생할까.
설비 운전 중 오일 특성이 변화하는 이유
전단(Shear)에 의한 열화
전단은 두 평행한 면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미끄러지며 작용하는 힘을 의미한다.
기어가 회전할 때 맞물리는 톱니 표면 사이에서는 이러한 전단력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며, 그 사이에 형성된 오일막과 첨가제 분자도 반복적으로 늘어나고 찢어지게 된다.
이 과정이 누적되면 오일과 첨가제의 분자 구조가 파괴되고, 대부분의 경우 점도가 감소한다.
이는 운전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지만, 윤활 성능에는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열화 요인이다.
산화(Oxidation)
산화는 거의 모든 오일에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열화 현상이다.
보관 상태에서는 산화가 매우 느리게 진행되지만, 실제 운전 중에는 열과 압력에 의해 산화 속도가 급격히 빨라진다.
일반적으로 온도가 10°C 상승할 때마다 화학 반응 속도는 두 배가 된다고 알려져 있다.
즉 80°C 대비 90°C에서는 2배, 100°C에서는 4배, 110°C에서는 8배 빠르게 산화가 진행된다.
산화가 진행되면 점도가 변화하고, 더 나아가 바니시와 슬러지가 형성되어 내부 부품의 마모와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식용유를 튀김에 반복 사용하면 색이 진해지고 냄새가 변하는 것도, 열에 의해 산화가 가속되기 때문이다.
유화(Emulsification)
유화는 오일과 물이 화학적으로 결합해 분리가 어려워지는 현상이다.
진행될수록 오일은 우윳빛의 혼탁한 상태를 띠게 된다.
밀폐된 유압 시스템에서는 비교적 드물지만, 외부 환경에 노출된 기어박스 등에서는 자주 발생한다.
유화 역시 열에 의해 가속되며, 여름철 고온 환경과 운전 중 발생하는 열이 영향을 준다.
유화가 발생하면 점도 변화뿐 아니라 오일의 수분 분리 능력이 저하되어 금속 표면이 물과 직접 접촉하게 된다. 이로 인해 부식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
첨가제 소모(Additive Depletion)
오일에 포함된 일부 첨가제는 운전 중 점차 소모된다.
예를 들어 극압 첨가제로 사용되는 유기 몰리브덴은 고압·고온 조건에서 화학 반응을 일으키며 보호 역할을 수행하는데, 이 과정에서 점차 소진된다.
엔진 오일에 포함된 알칼리성 첨가제 역시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산을 중화하며 점차 감소한다.
첨가제 소모는 외관이나 냄새로는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겉보기에는 문제가 없어 보여도 실제 성능은 저하되어 있을 수 있다.
오염(Contamination)
오염은 오일 자체의 열화는 아니지만, 윤활 관리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다.
외부에서 유입되는 먼지, 모래, 이물질은 노후 설비의 씰 손상이나 정비 과정 중 유입될 수 있다.
이러한 입자는 금속보다 단단해 기어 사이에 끼면 마모와 표면 손상을 유발한다.
또한 내부에서 발생하는 마모 분말이나 산화 부산물 역시 오염원이 된다.
이러한 입자 중 약 4㎛ 이상의 크기는 윤활 성능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참고로 사람 머리카락의 평균 두께는 약 80㎛다.
즉, 육안으로 깨끗해 보이는 오일에도 설비 손상을 유발할 수 있는 미세 입자가 다량 포함되어 있을 수 있다.
이번 글에서는 윤활 관리에 있어 중요한 오일 파라미터와, 설비 운전 중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오일 문제를 살펴보았다.
다음 글에서는 오일 분석을 통해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진단하고 관리할 수 있는지, 그리고 이를 통해 설비 성능과 신뢰성을 어떻게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해 다룰 예정이다.


